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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빙하 녹는 속도 20년간 5배 빨라졌다

by 바른눈길 2023. 11. 27.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그린란드 대륙의 빙하가 녹는 속도는 5배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는 빙하 2만 2000여 개로 이뤄져 있다. 이 빙하들의 녹는 속도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과 해수면 상승 등의 추세를 보여주는 척도로 사용된다.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 큰 강이 형성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 큰 강이 형성 됐다. (출처 : 미국 우즈홀해양학연구소)

 

지구온난화를 보여주는 척도

코펜하겐대학 연구진은 그린란드 지역 빙하 1000여 개를 조사한 결과 빙하가 최근에 연평균 25m(길이)씩 녹고 있다고 발표했다. 20년 전에는 빙하의 녹는 속도가 연평균 5~6m였고 녹는 속도가 5배 빨라진 것이다. 

연구진은 지난 130년 동안 찍힌 빙하 사진 20만 장을 최근 그린란드의 모습과 비교했다.

 

1978년 그린란드 북부 빙하2022년 그린란드 북부 빙하
1978년(왼쪽)부터 2022년(오른쪽)까지의 그린란드 북부 빙하가 녹고 있는 보습을 보여준느 위성 사진. (미국 지질조사국 자료)

 

안드레스 앵커 비요크 코펜하겐대학 지리 과학 조교수는 “지구가 겪고 있는 이상 기온과 빙하의 녹는 속도 변화 사이에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라고 했다. 그린란드 대륙 빙하가 모두 녹으면 지구 해수면 높이가 6m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 툴루즈 대학 로메인 휴고넷 연구팀이 네이처지에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남극 북극의 빙하가 매년 2700억 톤이 녹아 물이 됐다고 한다. 이는 초 당 약 8560톤씩 녹아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빠르게 녹고 있는 그린란드
지구 온난화로 빠르게 녹고 있는 그린란드 빙하. [AFP연합뉴스]

 

영국 남극연구소(BAS)의 케이틀린 노턴 박사 연구팀은 10월 24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남극 빙상에 대해 연구한 논문을 게재했는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남극 빙하의 일부분인 '서남극 빙상(West Antarctic Ice Sheet)'이 녹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15년 전 세계 195개국이 채택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기온상승 목표치인 1.5도를 충족시키는 최상의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서도 남극 빙상은 20세기보다 3배 더 빨리 녹았다. 서남극 빙상의 얼음이 녹을 경우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약 5.3m 상승한다.

노턴 박사는 성명을 통해 "서남극 빙상이 녹는 것을 통제할 수 없게 됐다"라며 "이미 수십 년 전에 기후 변화에 대한 조치를 했어야 했다"라고 밝혔다. 빙하의 녹는 속도를 늦추려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해수면 상승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녹아서 분리된 남극의 트와이트 빙하
2020년 촬영된 남극의 트와이트 빙하가 녹아 분리 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AP)

 

 

남극 빙하는 지난 2월을 포함해 최근 7년 중 여름철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현재 남극해 표면에 떠 있는 얼음의 면적은 1700만㎢ 미만이다. 이는 9월 평균보다 150만㎢ 적은 수치로 기존 겨울 최저 기록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영국 제도의 다섯 배 크기에 달하는 빙하가 녹아내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수면이 조금만 상승하더라도 위험성이 큰 폭풍 해일 등 이상기후가 발생해 해안 지역을 쓸어버릴 수 있는데, 남극 빙하가 대규모로 녹으면 전 세계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재앙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종말의 날 빙하' 내부의 틈으로 더 빨리 녹기 시작

스웨이츠 빙하(Thwaites Glacier)는 녹으면 지구에 재앙이 초래된다는 의미에서 '둠스데이(종말의 날)'빙하라고 불리는데, 면적은 약 19만 2,000㎢로, 한반도(22만 2,000㎢)보다 조금 작다. 지금도 이미 매년 500억 t의 얼음을 녹아 해수면 상승분의 약 4%에 해당하는 물이 스웨이츠 빙하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둠스데이 빙하
서남극에 있는 스웨이츠 빙하. '둠스데이 빙하'라고 불린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문제는 스웨이츠 빙하의 상태가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23년 2월 15일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남극 서부에 위치한 '스웨이츠 빙하'의 아랫부분이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바닷물로 인해 빙하 내부가 아래쪽부터 쪼개지고 그 결과 빙하가 더 빨리 녹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이 600m 깊이까지 조사한 결과, 빙하의 수면 밑바닥 부근에서 크레바스(빙하를 관통하듯 형성된 깊은 균열)가 다수 발견됐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더 따뜻해지고 염분을 지닌 바닷물이 크레바스 속으로 흘러들어 가 빙하 내부 온도를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브리트니 슈미트 미국 코넬대 대기학과 교수는 빙하가 바깥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빠르게 녹으며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웨이츠 빙하의 균열
에린 페티트 부교수가 미국 지구물리학회 추계회의에서 제시한 스웨이츠 방하 위성사진. 2021년 봄에 촬영한 이미지(오른쪽)를 보면 빙붕 표면에 균열이 발생한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따뜻한 바닷물이 빙붕 바닥을 침식했음을 알려준다.

 

스웨이츠 빙하의 붕괴가 위험한 이유는 또 있다. 이 빙하는 주변 일대 얼음층으로의 해수 유입을 막는 댐의 기능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웨이츠 빙하가 붕괴되면 남극의 다른 빙하도 따뜻한 바닷물에 노출돼 연쇄 붕괴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지난해 내려진 시한부(5년 내 붕괴) 선고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스웨이츠 빙하가 녹으면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65㎝ 오르고, 서남극 다른 빙하에도 연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남극 빙하가 모두 바다에 빠질 경우 해수면은 5.28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웨이츠 빙하와 파인 아일랜드 위치
서남극의 스웨이츠 빙하(Thwaites Ice Tongue) 와 파인 아일랜드(Pine Island) 위치

 

파인 아일랜드 빙하 분리 전파인 아일랜드 빙하 분리 순간.
ESA(유럽우주국)위성이 포착한 파인 아일랜드(Pine Island) 빙하가 떨어져 나가는 순간. 2020년2월 초, 촬영된 것으로 이 때는 세계기상기구(WMO)가 남극 대륙 기온 측정 이후 남극 최고 기온인 18.3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과 일치.

 

NASA에 따르면, 파인 아일랜드 빙하(Pine Island Glacier)와 스웨이츠(Thwaites) 두 가지를 합치면 전 세계 해수면을 1.2미터 증가시킬 수 있다.

스웨이츠 빙하는 마치 금 간 자동차 유리와 같은 상태로 5년 내에 약간의 충격만으로도 산산조각이 나면서 붕괴될 수도 있다는 한다. 오리건주립대학의 빙하학자 에린 페티트 부교수는 "얼음 아래로 따뜻한 물이 유입되면서 기반암 위에 놓여 안정적이든 빙하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2020년대 말에는 접촉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줄어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바다에 떠있는 빙붕이 쪼개져 나가고 육지에 있던 빙하까지 바다로 더 빨리 흘러내리게 된다. 스웨이츠 빙하가 완전히 녹아내리는 지구 종말 시나리오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로 5~10년 이내에 대재앙이 올 수 도 있는 것이다.

눈과 얼음이 녹아 생긴 남극 이글섬의 연못
2020년 2월 4일(왼쪽)과 13일에 랜드셋 8호 휘성이 촬영한 남극 이글섬. 눈과 얼음이 이례적인 속도로 녹아 내려 9일 만에 연못이 형성됐다. (사진: NASA)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해수면 상승

 

우리나라도 이미 곳곳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해안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진 도로와 해안
해수면 상승으로 작년까지도 있었던 강릉의 해안 산책로가 사라지고 해안 모래가 대부분 사라졌다. (출처:KBS)

 

지난해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있던 해안 자체가 없어져서 산책로가 있던 자리는 낭떠러지로 바뀌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해변의 모래도 대부분 유실되어 약 2만 제곱미터가 사라졌다고 한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파도가 강해져서 해변 모래의 급속한 침식은 지속될 것이다.

해수면 상승시 부산 모습
2100년엔 해수면이 82cm이나 높아져 부산 강서구 대부분이 잠기게 된다.(출처:KBS)

 

무너진 도로 아래의 모래들도 계속해서 쓸려 내려가며 추가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구가 밀집한 해안 도시가 받게 될 타격은 더 클 것이다.

1989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33년 동안, 부산의 해수면은 9.2cm 상승했다. 1년에 2.7mm가량 상승한 셈입니다. 그러나 2100년까지 부산의 해수면 상승 폭은 최대 80.1cm, 우리나라 평균 해수면 상승 폭은 82cm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매년 9.5mm씩 상승한다는 건데, 지난 33년간 관측치의 3.5배입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SSP)를 적용한 예측치이다.

지난 33년간 해수면이 9.2cm나 높아진 부산은 2100년엔 강서구 등 해안 쪽이 거의 잠기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 더 잦아진 강한 태풍과 높아진 해수면이 만나면서 대규모 월파와 침수피해가 날 수 있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 시뮬레이션

해양환경공단에서 만든 '해수면상승 시뮬레이터'로 온실가스 저감 실현 정도에 따라 우리나라의 침수 정도를 시뮬레이터로 볼 수 있다. 극한 시나리오를 해보았는데 남극과 북극의 빙하의 녹는 속도를 보면 극한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양환경공단 해수면상승 시뮬레이터 : https://www.koem.or.kr/simulation/gmsl/extreme.do)

해수면 상승시 우리나라 침수 지역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았을때, 해수면 7m 상승시 침수 지역. 아파트 3층 높이 침수. 여의도 954배 면적 침수.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았을때 우리나라 침수 지역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았을때 우리나라 침수지역. 남부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았을때, 해수면 7m 상승시 침수 지역. 아파트 3층 높이 침수. 여의도 954배 면적 침수. 

 

즉각적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계획과 노력이 없다면, 해수면의 높이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급속도로 상승하게 될 것이고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시일 내에 대 재앙이 닥칠 것이다.